상담심리를 하고 있는 한 12명이 모인 방에서
진행 중인 독서 치료를 간단하게 공유해주셨는데
왠걸..
좋았다.
그래. 내가 상담업에 뛰어든 이유가 이거 였지.
내가 치유받는 느낌을 받고,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치유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
세상에서 의미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
차오르는 느낌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동안 성과에 꽂혀서 인재행동치료에만 집중했던 거 같다.
사실 상담은 정서가 절반인데.
약 15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1급을 따지 않은 실력자가 여기 있다는 거에 놀랐고,
그 관대한 배포에 감사했다.
나라면, 내가 공들여 만든 자료를 이렇게 쉽게 나눌 수 있었을까?
애초에 연대라는 의미를 이렇게 구성할 수 있었을까?
머리를 띵하게 맞은 기분이었다.
그림책을 통한 정서 알아차림, 이름 붙이기, 조절하기
책으로 배운 뻔한 것들이었는데 내가 직접 경험해 보니,
그 크기가 훨씬 크게 다가왔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어서 여길 왔는데
기술에 파묻혀 본질을 보지 못했던 거 같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다양한 단계에서 살아가는 내 동료들을 보며
내 무기력함과 불안이 나만의 것이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다들 힘들고, 소진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성실히 살아나가고,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내 에너지를 쪼개 상담에 쏟아붓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기 다른 배경에서 오는 정보들을 들으니, 환기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혼자서는 집중만 할 뿐 확장하지 못하지.
늦은 밤, 갑자기 재밌는 과제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독서 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해외 이민자 상담. 초등학생 상담, 전문가로서의 상담자 태도, SNS 를 통한 브랜딩.
하고자 하면 무궁무진하게 할 것들이 많을 거 같았다.
그러나 혼자 해내기 보다는 연대를 통해 서로 효과를 검증하고 피드백을 전달하면서 완성될 수 있는 공통의 과제라고 느낀다.
회사를 다닐 때, 상담소 정보에 대해 물어오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상담이 아닌 개인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했다.
상담은 누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평가하기 어려운 분야다.
지극히 주관적인 분야기도 하고, 상담 효과 자체에 대해 정의 내리고 수치화할 수 없음이라.
그래서 열심히 발품을 팔고, 정보를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그게 나와 맞을지는 적어도 1달 이상은 함께 해야 감이 오는 거 같다.
그러나 과연 상담이 현재 필요한 사람이 그런 에너지를 낼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접근성과 정보를 주고, 심리상담사의 필요성을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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