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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 가이드

#일이 너무 많이 몰릴 때

사회 초년생 때,

일이 나에게만 너무 몰리는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것도 잡다하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데 티는 안나는 그런 일들.

 

물론 조직에서 그런 일을 분배해서 일을 완성시키는 것이 당연한데,

문제는 억울한 마음이 들 때다.

왠지 내가 호구 잡히는 기분.

이미지 출처 : Pixabay

내 동기들은 아무도 담당하지 않는 일인데,

나만 하고 있는 기분이 들 때,

보통은 순하고 거절 잘 못하는 사람들, 특히 아직 회사생활이 어벙벙한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겪는 상황이다.

(물론, 나도 겪었다.....)

 

그 때 마음은 이러하다.

누군가는 해야지.
열심히 하다보면, 알아주겠지.
이 일이 쌓이고 쌓여 경력이 되면, 더 중요한 일을 주겠지.

 

높은 확률로, 계속 그 일을 맡고, 그러한 종류의 일들을 얻게 된다.

 

관리자 입장은 이러하다.

어, 쟤는 거절하지 않네.
군말없이 성실히 할 거 같아.
아직 할 만 한가 보다.

 

관리자도 인간인지라 거절을 무서워하고, 갈등과 대립을 불편해 한다.

그럼에도 쓰레기 같은 일을 본인이 할 게 아니면, 누군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도 인성이 괜찮은 관리자라면, 그 일을 돌아가면서 공동분담을 하든가, 나중에 보상으로 좀 더 챙겨주든가 하는데

경험으로 보면, 대체로 호구로 여기는 사람에게 계속 요청한다. 나중에는 당연하게 그 사람 담당으로 만들어서.

그럴 경우, 호구 담당 직원은 견디다견디다 못해 퇴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딱히 경력이 될 만한 일들이 아니라서 더 조건이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많이 못봤다.

 

이미 호구가 되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다는 걸 알려야 한다.

 

정식으로 지금 업무 로드 관련 면담요청을 한다.

"그래, 힘들었구나, 내가 더 노력하겠다."

보통은 관리자에게 이런 대답이 나오는데, 이건 그냥 하나마나한 소리다.

실제로 액션 플랜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업무 조정 or  보상

구체적인 안이 없는 한, 그대로 호구다.

 

여전히 따뜻한 말로만 구슬린다면,

선택해야 한다. 

엎든지 퇴사하든지.

내 카드도 있어야 관리자는 움직인다.

사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사람 뽑고 교육하는 거 자체가 코스트다.

특히 고되나 티나지 않는 일을 담당해줄 사람을 찾는 건 제법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붙어두려 할 거다.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려면, 나도 구체적인 안을 보여줘야 한다.

이게 해결되지 않았을 경우, 내가 취할 액션을 명확히 말해야 한다.

 

이 과정은 분명

굉장히 불편하고 어려운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관리자와 껄끄러워지는 것도 싫고, 내가 반항하거나 대든다는 이미지를 주는 거.

특히 지금까지 조직을 위해 쌓아왔던 희생적인 모습이 훼손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 같아 몹시 불편하고

나를 오해할까봐 걱정이 쌓인다.

 

 

그러나 잊지 말자.

가장 중요한 건 나다.

고결한 희생적 이미지는 나의 커리어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든 결국 선택받는 건 일 잘하고 고과 나오는 사람이다.

그러나 잡다한 일만 해서는 고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일들을 정리해야 보다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첫 시도에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도했다는 거 자체가 중요하고,

두 번째 시도는 분명 첫 번째 시도보다 개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