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매우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냥 집에서 드러 눕고만 싶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대충 배만 채우고 싶은
진짜 생존만 했던 날들.
오늘 문득 예상치 못한 공격을 당한 이후로, 갑자기 미래에 대한 의지가 생겼다.
어차피 그지같이 대충 살 거라면, 최소한 지금 보내는 이 시간들이 억울하지는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선순위 정하는 것조차 버거워서 미루던 결정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진짜 웃긴 게 그 선택안들마저 힘들어서 지나치다 보니, 차곡차곡 하나씩 쌓인 것들이었다.
한 번에 몰아치는 선택의 기회가 아니었다는 말씀.
레알 분노는 나의 힘.
나는 그런 환상이 있다.
적어도 내가 보고하고, 나에 대한 어떤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뭐 하나라도 배우고 싶은 구석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일단는 그 분야에서 나보다 오래 버텼을 인내심과 동기에 리스펙.
그러나 그냥 버텼다기 보다 그냥 살다보니, 깨달은 것도 없이 지멋대로 감정 표출하고 꼴리는 대로 살아왔다는 걸 보니,
새삼 그 밑에서 일하고 있는 나마저도 싸구려가 된 거 같았다.
경멸.
환멸.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지.
어차피 이 길이 가고 싶은 길도 아니었고,
경험은 이 정도면 됐다 싶다.
놀랍게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머리가 차가워지면서, 뭔가 시도할 마음이 생겼다.
질질 끌려서가 아닌,
내 의지로 내 손가락을 놀려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뭐라도 해서 지금보다는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려는 마음.
이 마음이 고맙기까지 하다.
사람은 참 다양한 이유로 힘을 얻는구나.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성비 인간 (0) | 2021.09.28 |
---|---|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0) | 2021.09.16 |
내가 평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 (0) | 2021.09.13 |
일단은 저질러라 (0) | 2021.09.13 |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을 내일 (0) | 2021.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