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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이게 한국인 특징인지, 나의 특징인지는 말하기 좀 헷갈리는데, 

뭔가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넋 놓고 진짜 아무것도 안할 때도 있긴 한데, 

그럴 때는 언제까지 이 멍을 때릴 것인지 마감시간을 정해놨거나, 

이미 에너지를 고갈해서 더이상 뭘 더 해낼 수 없는 상태일 때다. 

그래봤자 쉬는 것도 3일이 최대. 

여행이라도 가면 일주일인데,  

보통은 3일이다.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압박이 덜하다. 

실제로 내 업무나 할 일에서 오는 압박은 최소 수준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내 스스로에게 주는 압박은 최고인 거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충 흘러 보내는 나를 견딜 수 없는 거 같다. 

아무도 나에게 뭔가를 해야 한다며 다그치거나 요구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 나태지옥을 가열차게 돌리고 있는 느낌.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나태지옥"

 

인생 길고, 뭔가를 할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한다. 

쉴 때는 쉬어 가야 하고,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아는데,

내 심장과 신경계통은 빨리 뭐라도 시작하고 도전하라고 아우성이다. 

아...왜 이렇게 태어났나. 

이건 답이 있는 고민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고, 불안해 하지 않고,

여유롭게 지금, 여기를 즐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얼마나 단단한지

먹고 있는 무화과 맛이 어떠한지

마스크 속일지라도 느껴지는 냄새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이런 거를 막

그냥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치병 같아 슬프다. 

이건 내 탓일까. 한국 문화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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