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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어찌저찌 살아갑니다

어렸을 때는 가능성이 무한했기 때문에 내가 노력한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메꾸면 되고, 

노력하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50%까지는 혹은 그 방향이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다. 

 

이제 성인이 되고, 

사회 혹은 주변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요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내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혹은 안될거야란 패배 의식에서 더이상 노력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해봤자....

그래서...

 

과거 더이상 노력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경험해 보니

하지 않는 것보다 하고 싶지 않는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그저 하루하루가 무사히 지나감에 감사하고, 

큰 변화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수준의 자극만큼 바라게 된다. 

세상의 온갖 멋진 말들은 있지만, 

상황과 나의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젊을 때의 가장 큰 강점은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동기가 아니었을까. 

 

젊었을 때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기 보다는

그 때의 열정을 다시 갖고 싶다.

 

사는 게 지쳐서 그냥 다 놓아먹이고 싶다가도

남겨진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무게 때문에

살아 있음에, 그저 존재함에 가치를 두고 오늘도 어제처럼, 그리도 내일도 그렇게 살아간다.

나는 나를 위해 살아있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있나,

목적없이 부유하는 이 삶이 

지겹고 지루하지만

끝을 내지 않는 것도 나의 선택임을 자위하며

어찌저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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