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

(53)
하면 된다 기관지가 약한 편에다, 먼지 알레르기가 있어 새로운 곳에 가면 내 코의 점막이 적응할 때까지는 콧물이 줄줄 흐른다. 그래서 에어컨도 힘들고, 히터도 힘들다. 자연인.........무엇보다 가장 취약한 건 곰팡이. 제습기 전의 삶은 처참했다. 계속 기침에 코 막힘, 하도 코를 풀어서 나중에는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 이사오고 에어컨을 한 번도 틀지 않다가 밤에 숨이 막히는 더위에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리모컨을 처음 움직였다. 꾸리꾸리한 냄새가 확 뇌를 자극했다. 삐뽀삐뽀 더위 > 곰팡이 ​ 벽걸이 에어컨 청소를 맘먹고, 지식의 창고/각종 생활정보의 보고 유튜브를 찾아봤는데, 기본 자동 드릴 정도는 있어야겠더라. 보는 데에도 손이 아파서, 그리고 마무리가 안될 거 같아서 쉬운 방법으로 우회. 손..
죽지 못해 삽니다 넘쳐나는 인터넷 정보와 커뮤니티의 말들 중에서 내 관심 분야의 문장이 유독 잘 보인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최소 2명이상은 올리는 글이다. 매일매일. "죽지 못해 삽니다." "죽을 용기가 없어서 그냥 이대로 있습니다." "내일 아침에 눈이 안 뜨였으면 좋겠어." "고통없이 사고가 나는 게 아무에게도 말 못한 소원입니다." ​ 자살 사고 뿐 아니라 마음 먹은 바를 실행하지 못한 겁쟁이 모습을 자책하기도 한다. 깊은 패배감과 지침, 매일 반복되는 지긋지긋한 일상이 느껴진다. 진정성 있는 글이란 이런 거겠지. 짧은 글 속에서도 화자의 무망감이 전해온다. 그런데 나는 전공 탓인지 상황 탓인지 성향 탓인지 자꾸 이런 글들이 보인다. ​ 그리고 궁금하다. 이 사람들의 그 다음 이야기가. 일주일 내내, 한 달 ..
일의 의미; 일복인의 한탄 경제생활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나는 항상 일이 많았다. 조직이나 팀에서 보면, 꼭 한 명씩 있다던 일복이 타고난다던 그 사람. 그게 바로 나다. 학교 다닐 땐 풍문으로만 들었지, 그게 내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다. 일이 없는 것보다는 일이 있는 게 낫지. 안일하고 경험 없는 소리다. 일복이 타고났다는 말은 보상을 받는다는 말과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하는 거에 비해 열매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말에 가깝다. 비슷한 연봉을 받으면서 희한하게 일이 쏟아진다. 심지어 연차가 낮아도, 연봉이 적어도 그렇다. 몇 번의 실험(원치는 않았지만)을 통해 깨달은 바, 일복이 많은 사람은 그냥 일이 많다. 어딜 가든, 누가 위로 오든, 어떤 일을 맡든 변함이 없다. 갑자기 회사가 확장된다거나 업무 범위가 넓어진다거나 인력..
우울의 늪에서 멈춰 있는 중 올해는 우울의 늪에 잠식된 기분이었다. 전에도 우울한 성향이 있다고는 느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불안과 불면이 함께 찾아왔다. 앉지도 서지도 눕지도 먹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놀랍게도 나에게도 그런 상황이 오더라. 마음은 내가 다스리기 나름이고, 욕심을 버리면 평화로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만이었다. 나도 모르는 내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나도 너라며, 지금까지는 너가 상황이 힘들지 않았던 거라며, 한 번 당해보라며 달려 들었다. 부모님에게 말할 수도 없고, 친구들에게도 말할 수도 없었다. 마음을 풀어보고자 사람을 만나도 눈물만 주륵주륵 흘렀고, 내 상황을 지금 현재 모습 밖에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보여주면서. 안쓰러워하는 표정과 함께, 부담스러워하는 느낌, 얘가 왜 이러나? 라는 말이..
"제가 화낼만한 상황이 맞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 종종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는 글이다. 대면으로 마주할 때는 들어본 적 없는 흐름인데, 커뮤에선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나는 도대체 화낼만한 상황이 뭔가 궁금해서 꼭 클릭해본다. (마케팅은 이렇게 하는 건가 보다) 근데...보통은 길다..그리고 관계에서 주로 고민하는 내용이다. A가 나한테 이런 잘못을 했는데, 나는 그 당시에는 그러려니 혹은 당황해서 넘어갔는데,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화를 냈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거 같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떤지 묻고 싶다. 가 대체로 주된 흐름이다. ​ 다 읽고 나면 문득 왜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묻지?라는 의문이 든다. 같은 사건이라도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내 감정이 분노라면, 분노고 아니면 아닌 건데, ..
[서평]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임상심리사이자 뇌과학자가 쓴 위로의 책. 해마, 전전두엽, 편도체 등 심리학 기초 개론에서 심리학 전공을 선택하는 걸 망설이게 했던 대상들이 나오지만, 핵심은 따뜻한 위로다. ​ 서점에 가면, 다들 그렇게 누워있고, 쉬어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다고 한다. ​ 처음에는 신선했는데 이제는 다 그러라고 하니, 다들 얼마나 지쳐 있길래 싶어 안쓰럽다. 특히나 내용이 다 비슷한 느낌인지라 차이를 명명하기 어렵다. ​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임상심리+뇌과학이라는 전문성을 잡고 있다. 더욱이 지나치게 따뜻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시니컬한 유머로 위로한다. ​ 메시지는 비슷하다. 그러나 선은 명확하다. 너무 애쓰지는 말되, 자기연민에는 빠지지 말라는 것.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 근거를 검증된 논문과 경험적 근거로 들..
[영화] 미스 슬로운(Miss Sloane) 벼르고 벼르던 영화를 드디어 봤다. 정말 재밌다고 해서 기대했던 영화. 어쩐 일인지 집중력이 떨어져서 10분 영상 보기도 힘들던 차에 까페에서 우연히 한 번 틀었다가 끝까지 보게 되었다. ​ ​ WoW ​ 추천이 많은 이유를 알겠다. 엄청엄청엄청 재밌고, 엄청엄청엄청 반전이 많고, 엄청엄청엄청 경쟁적이다. 그리고 결국은 주인공이 시원하게 한 방 날려서 카타르시스까지. ​ 근데 너무너무 피곤했다. 아무도 믿지 못하고, 이익에 의해서(혹은 대의일지도) 사람들을 이용하고, 뒷통수 치고, 욕망은 불타오르고, 서로 공격하고 마지막엔 슬쩍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나왔지만,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영화 톤 자체에 어울리지 않아서 둥둥 떠다녔다. 그리고, 남성이 주인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주인공처럼 뛰어나게 똑똑하고, 냉..
[서평] MBTI의 탄생과 이상한 역사, 성격을 팝니다 핫하다 못해 뜨거웠던, 이제는 한 풀 꺾였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MBTI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책. ​ MBTI를 알게 된 건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성격 검사로 알고, 4가지 지표로 16가지 유형으로 사람이 나뉘고, 그에 따른 생활방식과 여러 대처 방식을 제안하고자 함이었다. 사용했을 때, 직관적이었고, 현실에 닿아있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설명하는 나도, 듣는 사람도 편하게 받아들였다. ​ 모든 심리 검사가 그러하듯 완벽한 것은 없기에 다소 경험치를 쌓아가면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정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 차로 돌리며 그 때의 상황이나 과거의 경험들을 들으며 이 간극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 그러나, 그 부분에 큰 노력을 들일 ..

반응형